축구
[새로운 도전, 2부리그⑤-ⅰ] K-2부리그를 만드는 사람들
내년부터 K-리그 2부리그가 출범한다. K-리그에서는 상주 상무와 광주 FC가 강등됐고, 내셔널리그에 있던 충북 충주 험멜과 고양 Hi FC가 2부리그에 뛰어든다. 야심차게 2부리그를 준비 중인 험멜의 변석화(50) 구단주, 그리고 고양 Hi FC의 권성진(41) 사무국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일한 기업구단 험멜충북 충주 험멜은 내년 2부리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8개팀 중 유일한 기업형 구단이다. 험멜코리아를 모기업으로 하는 충북 충주는 경찰청, 상무, 안양, 부천, 광주 등과 성격이 다르다. 충북 충주 험멜은 변석화 구단주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프로화를 선언하고 2부리그에 뛰어들었다. 변 구단주는 동대문의 작은 옷가게에서 시작해 중소기업 험멜코리아를 키웠다. 1999년에는 'IMF 사태'를 맞아 실업 축구팀들이 줄줄이 해체되는 것을 보고 스스로 팀까지 만들었다. 그는 "아는 동생들이 축구를 하고 싶어도 뛸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 팀을 창단했다"고 떠올렸다. 변 구단주는 "프로 2부리그에서 험멜처럼 작은 회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흑자 경영을 통해 우리보다 더 큰 약 5000개 정도의 기업도 '축구단을 운영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다"는 포부도 밝혔다.충주시와의 2부리그 준비 협조도 순조롭다. 변 구단주는 "충주시민에게 다가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선수단 구성을 마치면 1월부터 충주시에 있는 모든 학교와 유치원을 찾아다니며 재능기부를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지역밀착형 마케팅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포부다.목표는 2017년 1부리그 진입이다. 변석화 구단주는 "선수 구성과 프런트의 능력 등 시스템이 1부에 진출할 수준이되려면 4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성적이 내면 바로 올라가겠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회적기업 꿈꾸는 HI FC고양 Hi FC는 프로축구 원년(1983년) 우승팀인 할렐루야의 바뀐 이름이다. 할렐루야는 85년 선교활동에 집중하겠다며 아마추어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름을 고양 Hi FC로 바꾸고 다시 프로에 도전장을 던졌다. 권성진 고양 사무국장은 축구 행정 전문가다. 2004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창단 당시 사무국으로 활약했고, 2010년부터 프로축구연맹에서 일했다. 그리고 2012년부터 고양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프로화를 준비 중인 그는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있다. 우리는 시·도민구단도 아니고 기업구단도 아니다"며 "살아 남기 위해 흑자를 내야 한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프로축구단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고양은 기존 팀들과 두 가지가 다르다. 우선 승리수당이 없다. 권성진 사무국장은 "승리는 열심히 뛰었을 때 따라오는 것이다. 거기에 베팅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또 다른 점은 홍보마케팅 부서가 없다는 것. 대신 올리브 크리에이티브라는 통합 마케팅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권 사무국장은 "프로에 있어 마케팅은 굉장히 중요한 업무다.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양은 내년 1월로 계획된 겨울 전지훈련도 봉사활동으로 시작한다. 중·남미의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를 돌며 어린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자선경기를 할 예정이다. 지역 초·중·고교에도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2012.12.13 11:08